교도소 간 국회의원도 매달 챙겨받는 수당, 왜죠?
이중 지급, 꼼수 인상, 특혜 면세... 논란덩어리 국회의원 수당 파헤치기, 참여연대와 함께 알아볼까요?
우리에겐 제대로 된 수당(월급)을 받고, 제대로 일하는 국회의원이 필요합니다.
국회의원 '월급'이 이상합니다. 우선 이름이 여러 개입니다. 누구는 세비, 누구는 보수라고도 합니다. 부르는 이름도 다양한 국회의원이 받는 월급, 이것의 진짜 이름은 '수당'입니다. 왜냐하면 '국회의원 수당 등에 관한 법률(아래 국회의원수당법)'에 그렇게 정해져 있기 때문이죠.
이름은 잘 모르더라도, 국회의원 수당은 논란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해마다 '셀프 인상', 상대적으로 높은 연봉 등이 언론에 회자되곤 합니다. 사실 국회의원이 어떤 얼마나 받고 있는지 일반 국민들은 제대로 알기조차 쉽지 않습니다.
이름도 헷갈리는 국회의원 월급... 진짜 이름은 '수당'
이름조차 아는 사람만 아는 국회의원 '수당', 참여연대가 국회사무처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21대 국회의원이 받는 수당의 종류와 월 평균액을 살펴봤습니다. 그런데, 역시나 뭔가 이상합니다.
국회의원은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일까요? 법을 만들거나 고치고, 회의에 참석해 법을 심사하고 논의하는 것이 국회의원 역할의 기본 중 기본일 겁니다. 그러나 지금도 국회의원들은 입법활동에 쓰라고 '입법활동비'를, 회의에 참석했다고 '특별활동비'를 별도 수당으로 지급받고 있습니다.
상임위원회 회의, 본회의에 참석하면 주는 특별활동비 또한 이상한 관행에 따라 지급되고 있었습니다. 법안을 심사·논의하는 상임위원회 회의나 최종적으로 법안 가결 여부를 결정하는 본회의는 회기 중에만 열립니다. 회기 중에 회의가 열리지 않으면, 국회의원 전원이 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간주해 하루 3만1360원씩 지급합니다. 아무리 봐도 이상합니다.
국민 월급에서도 떼가는 세금, 국회의원 수당에서는 떼가지 않는다?
심지어 별도 수당으로 지급되는 입법활동비와 특별활동비는 별다른 증빙서류 첨부 없이 고정적으로 지급되는 수당입니다. 입법활동비와 특별활동비가 매월 고정적으로, 별도의 증빙서류 필요 없이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고' 주는 수당이라면, 별도의 경비가 아니라 기본 수당으로 처리해 과세하는 것이 상식적일 것입니다.
그러나 국회사무처는 국회의원 급여 중 입법활동비와 특별활동비 항목이, 근로 대가에 따른 소득이 아니라 '업무에 대한 경비'라며 이를 비과세(과세 않음)하는 게 정당하다고 합니다. 국회의원 수당도 국민이 받는 월급처럼 과세하는 게 공평한 게 아닐까요? 참으로 이상합니다.
구속돼 일할 수 없는 국회의원에게도 보수를 준다?
감옥 또는 교도소에 있는 국회의원이 직무를 수행할 수 있을까요? 아마 아니겠죠. 그러나 직무수행이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국회의원이 직무상 상해를 입거나 사망한 경우가 아니라면 수당을 계속 지급받습니다. 국회의원수당법에는 다른 지급 불가 사유가 명시돼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2019년 기준액으로 계산할 때, 국회의원은 기본 수당으로 670여만 원, 입법활동비 320여만 원을 합해 매월 최소 990여만 원을 지급받았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를 기준으로 추산해 볼 때, 2018년 1월 4일 구속돼 2019년 7월 11일 의원직을 상실한 최경환 전 의원은 약 18개월 구속기간 동안 약 1억 8000여만 원을 수령했을 것으로 추산됩니다. 물론… 공직선거법, 정치자금법,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정정순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최소 1000만 원은 지급받고 있겠죠?
법관 보수는 국회의원이, 국회의원 보수도 국회의원이 인상한다?
국회의원 보수는 '관행'적으로 차관급에 준하여 지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차관에 준하여 지급하여야 한다는 명문화된 근거 규정이 없습니다. 법관의 경우, '법관의 보수에 관한 법률'에 매월 정기적, 일률적으로 지급받는 보수액을 명시하고 인상여부를 국회가 결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회의원의 수당은 '국회의원 수당 등에 관한 법률'이 '국회의원 수당 등에 관한 규칙'에 위임하고, 이 규칙은 다시 한 번 '국회의원 수당 등 지급에 관한 규정'에 위임하여 지급하고 있습니다. 국회의원 스스로 '셀프 인상'하면서도 법률도, 규칙도 아닌 규정에 위임해 '꼼수 인상'을 해오던 것이라 볼 수 있는 겁니다.
국회의원에게 지급하는 기본수당과 입법활동비는 국회의원 직무이행을 위한 대가로 지급하는 것이며, 직무이행을 하지 못하는 분명한 사유가 있을 때는 감액하거나 지급하지 않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국회의원의 직무이행이 불가능한 분명한 사유가 있는 경우, 지급하지 않도록 관련법을 시급히 개정해야 할 것입니다.
2021년에도 똑같이? 법 개정 의지 물으니 '있다' 답한 의원, 28명 중 셋뿐
참여연대는 법적 근거도 미비하고 이상한 국회의원수당법을 재정비할 의지가 있는지에 대해 국회 운영위원회 소속 28명 위원들에게 물어봤습니다. 그중 개정에 동의하는 의원은 단 3명, 즉 더불어민주당의 김원이(전남 목포시)·이용빈 의원(광주 광산구갑) 그리고 정의당의 강은미 의원(비례대표)뿐이었습니다.
'꼼수인상, 중복지급, 면세특혜' 등 논란의 화근인 국회의원 수당은, 지금이야말로 근본적 제도 개선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사실 직접 보수를 받고 있는 국회의원들은 무엇이 문제인지 아마 알고 있을 것도 같습니다. '이상한 수당'을 직접 수령하는 국회의원 스스로가, 이를 고치기 위해 국회의원수당법을 전면 개정해야 하지 않을까요.
덧붙이는 말. 2021년 예산안은 이미 통과되었습니다. 이제 국회 운영위원회가 국회의원 수당에 대해 어떤 결정을 할지, 여러분도 관심있게 함께 지켜봐주세요!
☞<참여연대>가 조사해 발표한 국회개혁리포트 '국회의원 수당의 비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