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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pr 29, 2022

헌법재판소는 지역정당 설립 제한하는 정당법 위헌 결정 내려야

참여연대, 지역정당 설립 제한하는 정당법 위헌성에 관한 의견서 헌법재판소에 제출

정당법 4조 2항 및 17조 등, 정당설립의 자유 및 결사의 자유 침해

지역정당 설립 위해 정당 설립 요건 조항 위헌 판결해야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는 지난 2021년 11월, 영등포에 거주하며 지역정당을 창당하고자 하는 A씨가 제기한 위헌소송(2021헌마1465 정당법 제3조 등 위헌확인)과 관련해 의견서를 헌법재판소에 제출했습니다. 현행 정당법 제4조 제2항 및 제17조 등이 정당설립의 요건을 과도하게 높게 설정해 지역정당의 설립을 불가능하게하여 헌법 제8조 제1항 정당설립의 자유 및 제21조 제1항 결사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어 위헌이라는 취지를 담았습니다. 

 

현행 정당법은 사실상 지역정당 설립을 금지하고 있는 것과 다름 없습니다. 정당법 제3조는 중앙당이 수도에 주소지를 두도록 하며, 제17조는 서울을 비롯한 5개 시도당을 가지도록 하고, 제18조 제1항은 각 시도당에 1천명 이상의 당원을 둘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현행 정당법으로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기반인 지역정당 창당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으로, 이는 헌법 제8조가 보장하는 정당 설립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하고 있습니다. 이에 참여연대는 헌법재판소에 이같은 위헌성을 고려하여 이 부분에 대한 선례를 파기하고 해당 법률조항을 위헌으로 선언해 지방분권의 시대에 어울리는 지방정치의 굳건한 디딤돌을 마련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과거 헌법재판소는 “5개 이상의 시도당 요건과 각 시도당에 1,000인 이상의 당원을 요구한 현행 정당법의 입법 목적이 ‘의회 내 안정적인 다수세력의 확보’를 위해 지역정당을 배제하려는 것에 두고 있다”는 결정(2004헌마246, 2006. 3. 30.)을 내리며 해당 법률조항이 합헌이라고 결정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나 1963년 정당법 제정 당시 국가재건최고회의가 정당화 근거로 제시했던 군소정당의 난립방지, 양당제의 구현이라는 목적은 정당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는 범위내에서 제도적으로 설계되어야 하는 것이지, 그 자체를 본질적으로 제약해서는 안 됩니다. 정당에 대한 규제는 그 본질상 국민들의 정치적 결사의 자유에 대한 규제이며 따라서 그 규제의 규범은 엄밀하게 재단되어야 할 뿐 아니라 필요최소한의 수준에 그쳐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과잉금지의 원칙에 의거해 과거 헌법재판소의 결정례를 반박하고 해당 법률조항의 위헌성 여부를 살펴보면, 첫째, 과거 헌법재판소가 ‘지역정당’의 배제를 정당한 입법목적이라 판단한 것은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에 부합하지 않습니다. 목적의 정당성 측면에서 본다면, 의회는 전국 단위가 중심이 되는 중앙정치로, 지방의회는 지역 단위가 중심이 되는 지역정치로 이루어지는데 지역정당을 배제하는 방식을 통해 ‘의회 내 안정적인 다수세력의 확보’를 추구해야 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둘째, 현행 정당법이 규정하는 정당 설립 요건은 정당 설립의 자유 내지는 정당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해 침해최소성의 원칙을 위반하고 있습니다. 중앙정치로 이루어지는 의회의 경우, 정당제도가 아닌 선거제도를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의회 내 안정적인 다수세력의 확보’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의회내의 안정적인 다수세력을 확보하는 것은 지역정당의 배제가 아니라 대표제와 선거구제의 조정, 지역정당의 국회의원선거 참여 제한 등 공직선거법의 개정이 보다 덜 침해적인 방법인 동시에 훨씬 더 효과적이고 효율적입니다.

 

셋째, 이런 지역정당 배제라는 수단은 법익의 균형성을 제대로 담보해내고 있지 못합니다. 오늘날과 같이 다원화된 사회에서는 정당이 다양한 이익과 관심을 대변하거 옹호하기 위해 지역 주민단체들이 일상적으로 자유롭게 정당을 조직하여 지역정치에 참여하고 지방선거를 통해 자신들의 정책을 펼칠 수 있어야 한다는 요구가 큽니다. 반면 지역정당 설립을 배제함으로써 달성할 수 있는 공적 이익은 크지 않습니다. 전국정당을 지향하면서 설립요건을 높게 설정하고 지구당을 폐지하는 현행 체제는 지방자치 내지는 지방분권을 향한 시대적 요구를 저버릴 뿐만 아니라 정당의 분권화, 혹은 조직화를 저해하며 정당과 대중의 현장밀착성을 훼손하기 때문입니다.

 

실제 정당의 설립요건이나 정당에대한 등록제를 취하고 있는 외국 법제도를 찾아보기 어렵거니와 설령 행정효율성이라는 목적을 위하여 정당신고제 등을 취하고 있는 경우에도 모든 정당이 중앙정당, 전국정당일 것을 요구하는 사례는 거의 찾기 어렵습니다. 일례로 영국의 경우에는 정당의 설립요건이 별도로 규정되어 있지 않고 누구나 자유롭게 정당임을 표기할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베니스위원회도 정당의 자유는 결사의 자유에 대한 특별한 보호라는 수준에서 이해되어야 하며, 이를 제한하는 것은 강화된 과잉금지의 원칙에 입각해 엄격하게 재단되어야(tailored) 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자치분권강화가 중요한 시대적 과제임을 고려할 때, 헌법재판소는 지역정치의 활성화와 주민참여의 고도화를 위해 지역정당을 설립할 수 있도록 위헌 결정을 내릴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헌법재판소는 현행 정당법에서 규정하는 정당 설립요건 관련 조항들이 정당설립의 자유와 결사의 자유를 본질적으로 침해하고 있으므로 위헌이라 결정해야 할 것입니다. 참여연대는 헌재의 위헌 결정 전이라도 국회가 먼저 나서 정당법 등 정치관계법 개정에 나설 것을 촉구합니다.

 

▣ <2021헌마1465 정당법 제3조 등 위헌확인>에 대한 정당법 제4조 제2항 등의 위헌성에 관한 의견서 [원문보기/다운로드]

▣ 보도자료 [원문보기/다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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