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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eb 28, 2022

매주 월요일 유권자들의 대선 수다, 유권자의 스케치북

 

대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선거와 관련된 어떤 이야기를 듣고 계신가요? 후보자의 말이나 의혹에 대한 기사가 쏟아지고 있지만 그 내용을 살펴보면 정책과 무관하거나, 무분별한 의혹 제기 기사일 때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한국사회의 미래를 결정짓는 선거, 대선을 앞두고 과연 무엇을 검증해야 하는지, 유권자는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게임의 룰은 문제가 없는지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가 꼼꼼히 파헤쳐보는 대선 <유권자의 스케치북(유스케)>을 연재합니다.

 

<유권자의 스케치북(유스케)> 연재 종합 페이지 바로가기 > https://bit.ly/유권자의스케치북 

 

‘교복 입은 시민’에 대한 교육부의 인식과 태도의 대전환을 바라며..

 

김형철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실행위원/성공회대 교수

 

 

제20대 대통령선거가 9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선거는 지난 제21대 국회의원선거에 이어 교복 입은 시민이 참여하는 두 번째 전국단위의 선거이다. 따라서 교육부, 각 시도교육청 그리고 고등학교 등 해당 교육기관은 학생을 대상으로 한 선거교육과 학생의 학교 내 선거운동과 관련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느라 분주하다. 그리고 그 가이드라인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작성한 “학생 등의 선거운동·정당활동 관련 정치관계법 사례 안내”를 기초로 하고 있다. 

 

이 사례 안내를 살펴보면, 학생이 할 수 있는 선거운동은 말로 하는 선거운동, 전화· 문자메시지·SNS를 이용한 지지나 권유 등이다. 반면에 할 수 없는 선거운동은 다중을 대상으로 한 집회 성격의 선거운동, 다른 반에 가서 투표 권유, 특정 정당 후보자의 공약인쇄물 배포, 현수막과 배지 달기 등이다. 이와 같은 사례 안내는 현행 규제중심의 공직선거법을 학교라는 특수한 공간에 적용하다 보니 정치적 의사표현의 자유와 할 수 있는 선거운동이 더욱 제한적인 성격을 갖는다. 이에 더하여 교육부가 지난 2월 17일 각 시도교육청과 고등학교에 공문으로 보낸 “대통령선거 관련 유의사항 및 협조 요청사항 안내문”은 교복 입은 시민인 학생의 정치적 의사표현의 자유와 선거운동을 제한할 뿐 아니라 통제적 성격을 띠고 있다.

 

교육부의 ‘요청사항 안내문’ 공문 내용은 “학교에서의 질서유지와 학생의 학습권 및 교사의 교육권 보장을 위해 학교 관리자(학교의 장)가 외부인의 출입을 제한하거나 학생의 학교 내 선거운동을 일부 제한”할 수 있으며, 교내 선거운동 범위를 정하고 “학교 내에서 선거운동은 학교 관리자의 의사에 반하지 아니하는 한도에서 가능함을 유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학교 관리자가 학교 내에서 선거운동을 제한할 수 있는 경우' 예시에서 ▲수업 진행에 중대한 지장을 초래하는 경우 ▲다른 학생의 휴식권, 안전권 등을 침해하거나 다른 학생의 의사에 반대 선거운동이 강요되는 경우 ▲학교 질서유지 등을 위해 학교 구성원의 의사수렴을 거쳐 학칙으로 정하는 경우 등을 들었다. 이와 같은 공문은 교복 입은 학생에 대한 교육부의 인식과 태도를 보여주는 것으로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우려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교육부가 교복 입은 시민인 학생을 아직도 스스로 판단하여 결정하고 책임지는 주체적 시민이 아닌 관리하고 지도해야 할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2019년 12월 27일 공직선거법 개정에 따라 만 18세인 고등학생은 법과 제도에 의해 선거권을 행사하고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며 활동할 수 있는 당당한 시민이며 주권자이다. 그러나 교육부는 학교 공간에 있는 시민인 학생을 합리적 판단과 결정 그리고 자기결정에 대해 책임지는 능력이 미성숙하여 가르침을 받아야만 하는 대상으로만 여기고 있다. ‘학교에서의 질서유지’와 ‘학생의 학습권 및 교사의 교육권 보장’을 위해 학생의 학교 내 선거운동을 학교관리자인 교장이 일부 제한할 수 있다고 명시한다. 이는 학생이 합리적이고 합당한 사고와 행위를 할 수 있는 시민임을 부정하고, 동등한 주권자로서 인식하지 않고 있음을 의미한다. 교육부는 교복 입은 시민을 다양한 지식과 정보를 통해 합리적이고 합당한 판단이 가능하고 타인에게 강요하거나 불편을 주는 행위를 하지 않을 만큼 성숙한 시민으로 인정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교육부는 교복 입은 시민이 “학교관리자의 의사에 반하지 않는 범위에서의 선거운동을 해야 한다”는 표현이 아닌 “자유로운 의사표현과 선거운동을 보장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 

 

둘째, 교육부의 안일한 태도와 무책임함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교육부의 관계자는 한 언론사의 기자와 통화에서 "'관리자의 의사에 반하지 아니하는 한도'란 표현은 교육부가 만든 것이 아니며, 중앙선관위가 지난 1월 25일 교육부에 보낸 공문 '정당가입 연령 하향에 따른 정치관계법 운용기준'에서 표현한 내용"을 사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관위의 ‘정당가입 연령 하향에 따른 정치관계법 운용기준’에서 제시된 표현이 민주시민으로서의 필요한 자질을 갖추게 한다는 교육기본법 제2조(교육이념)에 부합하는지를 판단하지 않고 사용하였다는 점은 안일하고 무책임한 태도라 아니 할 수 없다. 오히려 교육부는 교육이념으로서 민주시민의 자질 향상을 추구하기 위해서 선관위의 ‘관리자의 의사에 반하지 아니하는 한도’라는 표현이 부적절하다는 점을 주장하고 수정을 요청했어야 한다. 또한 각 교육청이나 학교에 학교 내 학생의 자유로운 정치적 의사표현과 선거운동이 어느 누구에 의해서도 제한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안내해야 한다.

 

선거는 살아있는 민주시민교육의 공간이다. 시민은 선거를 통해 주권자로서 가지는 권리와 책임을 학습하게 된다. 이러한 시민의 학습 기회, 특히 자유로운 의사표현 및 선거운동의 기회가 누군가의 의사에 의해 제한된다면 그것은 민주시민교육에 역행하는 것이다. 즉,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이면서 2020년 교육부의 10대 정책과제 중 하나였던 민주시민교육의 활성화와 교육부의 통제적 성격이 강한 “대통령선거 관련 유의사항 및 협조 요청사항 안내문”은 이율배반적이다. 

 

교육부는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이미 각 시도교육청과 고등학교에 보낸 공문을 철회하고 교복 입은 시민으로서 그리고 주권자로서 자기결정과 책임하에 학교 내에서 자유로운 의사표현과 선거운동을 행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주어야 할 것이다. 그러할 때 교복 입은 시민은 적극적이고 성숙한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며, 또한 교육기본법에 제시된 교육이념이 실현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부의 학생과 민주시민교육에 대한 인식과 태도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본 칼럼은 오마이뉴스, 슬로우뉴스에 중복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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